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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스

호주, 중국학생 잇단 집단항의에 제동…사과 대신 질책

by 호호니 2017. 9. 13.

호주의 한 대학이 교재 내용에 반발하는 중국 유학생들에 단호하게 대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날로 높아가는 호주대학들이 최근 중국 학생들의 온라인 등을 통한 집단적인 항의를 대체로 수용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응은 이례적으로 바치고 있다. 25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에 따르면 시드니 북쪽 뉴캐슬대학의 한 조교수(lecturer)는 최근 대만과 홍콩을 독립국으로 표현한 교재를 이용했다가 중국 유학생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특히 한 학생은 교실에서 "모든 학생의 감정을 생각해야만 한다. 이 교실의 학생 중 3분의 1이 중국인 학생들이고, 선생님은 우리를 불편하게 했다. 이런 감정에 대해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직접 항의했다. 하지만 이 조교수는 "이 내용에 불쾌감을 가졌다면 그것은 학생의 생각일 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대화 내용은 고스란히 녹음돼 호주 내 중국계 뉴스 사이트에 제보됐다. 또 시드니 중국총영사관이 이 문제를 놓고 24일 대학 측과 접촉한 것으로 이 뉴스 사이트는 보도했다.

최근 호주 교수들의 수업과 관련해 중국 소셜미디어의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진 것만 해도 3차례다. 이달에만 시드니대 교수가 티베트 일부를 인도 땅으로 표시한 지도를 이용하거나 호주국립대(ANU) 교수가 유독 중국어로 시험 부정행위에 대해 경고한 일, 지난 5월 모나시대 교수가 "술에 취했을 때만 진실을 말한다"라며 중국 관리들을 조롱 조로 언급한 일이 중국인들의 성토 대상이 됐다. 이런 내용이 논란이 되자 교수들이 사과하거나 대학 측이 수업 중단과 함께 진상 조사에 나서는 등 교수나 학교 측은 대체로 신속하게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 뉴캐슬대학 측은 불만의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며 중국 학생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뉴캐슬대학의 대변인은 24일 성명에서 "교수가 쓴 교재는 국제투명성기구(TI) 보고서로, 거기에는 대만이나 홍콩을 서술하면서 '국가들'이라는 단어를 썼다"라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또 "해당 교수는 강의 후 학생들의 불만을 경청하는 데 동의했고, 불행하게도 이 대화는 몰래 녹음돼 언론에 전달됐다"며 "이 문제가 우리의 공식 절차를 거쳐 공정하고 상호 존중의 방법으로 해결될 기회가 사라져 실망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소속 교수들이 온라인 괴롭힘 대상이 되는 데도 대학들이 이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그리피스 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이안 홀은 "교수들은 교재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받게 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반면 학생에게는 수업 내용에 불만이면 소셜미디어에 국수주의적 열정을 부추겨 사과를 받아내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홀 교수는 "대학들은 논란이 되는 정치적 문제에 관해 학생들이 어떻게 느끼든 관계없이 교수들을 상대로 한 온라인 괴롭힘을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며 학교는 또한 학문의 자유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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