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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스

호주, 향후 10년간 4400억원 들여 "불개미 박멸 작전"

by 호호니 2017. 8. 8.

호주가 4억 달러(4400억여원)를 들여 남미산 붉은불개미 박멸을 위한 대대적인 방역 작전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붉은불개미가 경제는 물론 생태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자 정부 차원에서 팔을 걷어 부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국무, 건설, 농업장관은 멜버른에 모여 향후 10년간 4억1140억 달러를 투자해 올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붉은불개미 박멸 작전을 시행하기로 했다. 호주의 이번 방역 규모는 1970년부터 30여년 동안 실시한 우결핵 퇴치 작전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며 이번 프로젝트에는 환경단체 관계자, 농부들도 참여한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붉은불개미 관찰된 이후 호주에서는 브리스번, 퀸스랜드, 시드니 등에서 붉은불개미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의 침입생물종 대책 위원회에 따르면 호주 타스마니아 섬을 제외한 전역이 99% 확률로 붉은불개미 침입이 가능한 상황이며 향후 토끼, 줄기 두꺼비, 들개, 야생 고양이 등 외래 종을 모두 합친 것보다 호주에 더 막대한 피해를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붉은불개미가 두려운 존재로 여겨지는 건 인간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도로 공격적인 특성을 보이는 붉은불개미들은 집단으로 움직여 사람을 물어 가려움증이나 불에 덴 것과 같은 고통을 유발한다. 만약 불개미에 물린 상처가 2차 감염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경우 알레르기 반응에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호주 퀸스랜드 농업어업국은 “붉은불개미 한 마리와 마주칠 경우 그 주위에는 수십마리의 다른 붉은불개미가 있다는 의미이고, 물렸다면 이미 몸에 다른 불개미들이 들어와 있을 확률이 높다”며 “붉은불개미에 물렸을 경우 한 시간 동안 통증이 지속되며 여러 곳에 물리면 몸이 불에 덴 것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농업어업국은 붉은불개미가 인간 생활 영역에 침범할 경우 맨발로 걸어다니거나 잔디에 앉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한 곳에 오랫동안 서 있을 수도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 생태계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호주 정부의 판단이다. 붉은불개미는 식물의 씨는 물론 벌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목축업에도 손실을 미친다. 아울러 문화 유산을 파괴하는 경우도 보고돼 관광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퀸스랜드 남부 지역에 한해서만 불개미 피해가 향후 30년 동안 4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앤드루 콕스 침입생물종 대책 위원회 위원장은 “전체 국민의 99%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통제가 되지 않을 경우 농업, 학교, 운동장, 관광산업 등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연간 3800만달러(420억여원)를 투입해 독성 물질을 공중에 살포하거나 직접 붉은불개미 집에 넣고, 불개미의 이동 경로 등 생태를 관찰해 박멸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에서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95%의 확률로 호주에서 붉은불개미를 박멸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호주는 글래드스톤 등에서 개미 박멸 작전을 펼쳐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도 했다. 침입생물종 대책 위원회 소속 개미 학자인 벤 호프먼은 “이론적으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결국 붉은불개미를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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